AI 시대를 맞이하는 예비 개발자들에게
[네이버 부스트캠프 인사이트 리포트 | AI 시대 개발자 교육]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럼(링크)에 참석했습니다. 시니어 개발자, 엔지니어링 리더, 테크 창업자 등 500여 명이 모여 AI가 바꿔놓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미래를 논의했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 갔지만 그중에서도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지금의 AI의 발전과 개발 현장 도입 속도는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르다는 점이고, 둘째로 그 어느 때보다 프로그래밍이 재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개발자들이 지루한 디버깅이나 끝이 없는 레거시 코드 분석에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최초 개발 환경 세팅이 얼마나 힘든지 나타내는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AI의 빠른 추론 능력과 낮아진 비용 덕분에 반복적이고 따분한 작업에 파묻히지 않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장에서는 코딩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된 매니저들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하고 있고, 한 사람이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의 규모가 급격히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빠른 변화 속에서도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개발자는 단순히 코드를 잘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는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과 직결됩니다. 코드 작성도 중요한 기술이지만 점차 그 중요도는 낮아지고 있으며,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야말로 개발자의 가장 본질적인 역량입니다.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 역시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주니어 개발자가 AI를 사용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AI의 결과물이 얼마나 좋은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래왔듯 멘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 역시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웠던 넥스트에서부터, 이후 여러 직장에서 좋은 멘토들을 만난 것이 커리어 방향과 성장 속도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초년생이라면 기술 스택이나 학습 방법보다도, ‘좋은 멘토를 찾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기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것이 생기면 책이나 온라인 자료를 통해 비교적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정답이 바뀌기도 합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오랜 선구자인 켄트 벡조차 “지금은 그 누구도 답을 모르는 상태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과도한 확신에 차서 얘기하는 사람(또는 AI)을 경계하고, 실험하고 배우며 스스로 방향을 수정해 나가는 유연함을 지녀야 합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즐거움을 발견하시기를 바랍니다.